1. 아버지 후배인 이만수 빠돌이로 시작한 내 야구 인생. 돈성빠로서 너무나 기쁘다. 이제 우리도 기 좀 펴고 살겠네.
2. 이런 대~~~~~~~~~~~~~~~ 단하신 결정을 과감히 내린 SK 와이번스 프런트 일동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짝짝짝!
3. 하지만 니들 병신 짓은 아마 역사에 길이 남아 우리의 기억에서 절대 사라지진 않을 거야. 아마.
4. 성큰 영감을 존경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어. 그냥 좀 집단의 리더로서 존경할 만한 사람 냄새 나고, 나 같은 소시민은 저렇게 살 수 없을 텐데도 저 영감은 끝까지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 대단해 보여.
날 천국에 보내주던 비밀번호 1121이야.
난 돈성빠지만 SK가 싫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한데 단지 김성근이란 노인네 한 명이 너무나 멋있고 대단해보였기 때문이다.
그의 수많은 말, 사고, 팬들을 향한 수줍은 애정, 선수를 향한 신뢰와 책임감.
그를 보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세상에 절대 타협하지 않는 순수한 사람과, 현실에 찌들어 언제든지 타협의 시기만을 조율하고 있는 내 모습. 거울에 비친 것이 아닌 동전의 양면과도 모습을 보면서, 있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동경과 존경을 가진다.
저 게스츰레 한 노인은 평생을 그렇게 살아 왔다는 거. 아마 그에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SK는 언제부터인가 존나 짱 세졌지.
2007년의 허접한 애들의 집합체가 오로지 팀웍 하나로 정상에 오른 만화 같은 팀이었고, 2008년은 같은 집단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팀으로 변모해있었지. 2009년 기아에게 졌을 때 얼마나 많은 그의 적들이 웃었던가? 오로지 타도 SK 하나만을 외치던 7개 구단 선수와 프런트, 팬, 언론이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2010년, 지친 몸으로 무너졌던 작년을 완벽히 만회하는 왕의 귀환이 사람들의 눈동자에 각인 되었을 때, 그들은 비로소 온전히 악의 축 이미지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난 돈성빠라서 SK를 응원하고 싶진 않았지만, 언젠가 영감이 말했던 것을 기억한다.
다음 날 라인업을 짜려고 생각하다 보면 오만 생각이 다 떠올라. 선수, 그 선수의 가족. 그들 모두가 내 어깨에, 내 손에 책임이 달려 있다는 생각에 잠을 잘 수가 없어. 매일 밤.
지난 십 수 년 간 수없이 구단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자신의 연봉 때문에 꼬장을 피운 적이 없다. 자신의 명예 때문에 꼬장을 피운 적도 없다. 오로지 선수와 그 가족과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그 팀을 위해 싸워왔다.
나는 김성근이라는 한 인간이 독선적이라는 말 따위엔 절대 찬성 할 수도 공감 할 수도 없다. 그 남자만큼 자신을 따르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투쟁한 사람을, 나는 거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10년 간은 우승 한 번 해보기 힘든 처지의, 따지고 보면 신생팀이자 전년도 6위팀을 맡아 그 해에 우승을 시켰다.
100만 관중 시대를 앞에 둔 SK 와이번스.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한 그들의 노력.
바베큐존과 이만수의 팬티 퍼포먼스로 대변 되는 그 스포테인먼트라는 단어는, 단지 그러한 노력 때문에 빛을 발할 수 있었을까? 김성근이 키워낸 SK라는 팀의 강력함이, 그 승률이, 그 이기는 경기들의 영향이 더 크진 않았을까? 자기 자신이든, 혹은 그 감정을 투영한 대상이든 간에, 사람은 누구나 지는 것 따윈 즐기지 않는다.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팀의 팬들에게 있어 가장 재미 있는 야구는 이기는 야구이다.
당신 말이 백번 옳고 천번 옳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20여년 만에 첫 한국 시리즈 우승을 맛 본 삼성 라이온즈의 팬으로서 너무나도 뼛 속 깊이 공감한다.
재계약을 앞둔 감독에게, 지난 4년 간 3번의 한국 시리즈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거둔 감독에게 프런트는 말한다.
존경 받는 감독이 되어라.
우승을 해도 기쁘지가 않다.
이기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깨끗한 이미지의 야구를 해라.
당신과 재계약을 하기 위해서는 후배 감독의 양해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말들을 면전에서 하고도, 또 압박을 위해 내부정보 흘리듯 밖으로 퍼트린다.
언젠가 그가 했던 말이 다시 한 번 떠오른다.
나는 그동안 완벽한 야구, 지지 않는 야구를 추구했다. 이는 충분히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나는 승자가 되고 싶다. 비판 받지 않는 패자가 되려는 감독이 어떻게 선수들을 이끌 수 있겠는가.
SK는 이미지가 나쁜가? 이미지가 나쁜 팀이 100만 관중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가?
어째서 열심히 노력해서 우승한 선수들은, 시즌이 끝이 난 뒤 팀의 이미지가 나쁜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에 자신이 직접 참여해야 하는가?
적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횡설수설이다.
존경 받을 만한 인물이 자신의 식구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들에게 존경은 커녕 마지막까지 존중 받지 못 하고 떠나는 모습이 안타깝고, 분하고, 화나고, 애처롭고, 서글프다.
그는 나갈 때 나가더라도 이보다 더 존경 받고 존중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
최소한 단장과 사장, 그들이 목에 직접 힘주고 다닐 수 있게 해준 장본인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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